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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7일 목양칼럼입니다.

2022년 6월 11일
2분 분량

하지 않음의 능력(?)

오늘 제목은 약간 국어적인 조합에서 결함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는 것, 그것도 잘 하는 것, 많이 하는 것, 뛰어나게 하는 것을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잘함의 능력, 뛰어나게 함의 능력, 다르게 함의 능력!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의 보편적인 상식에 적합해 보입니다. 효율성의 시대에 가만히 있음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음은 게으름과 무능으로 보여지기 십상입니다. 자기가 속한 자리가 있고, 자기에게 주어진 책임과 기대가 있는 이상 아무 것도 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편한 것을 좋아한다고 해도 일에서 오는 성취감과 만족감이 우리의 인생에 중요한 동기와 에너지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사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없겠지만요…

일은 하는 것만큼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알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것만큼, 일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만드는 일은 그 일을 방해하거나 망쳐버리는 작업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일에 몰두해 있을 때 우리는 왜 그 일을 하는지, 그 일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종종 망각합니다. 그 문제를 풀어풀 수 있는 더 근원적인 대안이 무엇인지를 발견할 수 있는 눈이 닫혀버립니다. 바로 일에 붙들려 있어서입니다.

일에서 조금 물러날 때,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잠시 비어있는 시간과 공간공 만들 때 쫓기던 마음에 산들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고, 꽃이 피고, 잠자리들이 노닐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 공간이 노래를 만들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삶의 여백의 미를 완성시켜줍니다. 아무리 좋은 노래도 쉼표가 필요합니다. 쉼표가 없이 꽉꽉 채워서 연주만 하고 부르기만 한다고 좋은 노래는 아닙니다. 그림도, 사진도,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삶에는 열린 공간이 필요합니다. 꼭 다 채우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그 비어있음이 생각의 공간과 머무름의 공간, 대화의 공간, 공감의 자리가 되어서 그 작품처럼 인생을 가치있고 돋보이게 만들어줍니다.

열심히 모기를 잡으면서 그 옆에 있는 고인 웅덩이의 물을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근본을 붙잡지 못하고 지엽적인 것들에 매달려 피곤하게 살아가고 있는 중일 수 있습니다. 일에 속도가 붙어서 앞으로만 달려가면 일어나는 일입니다. 급하게 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고속도로로 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고속도로에 다른 곳에는 없는 휴게실이 있는 이유는 빨리가는 당신은 반드시 쉬면서 가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하지 않을 때 관계는 숨을 쉽니다. 하지 않을 때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 않을 때, 주님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 않을 때 밀려오는 부담이 아니라, 하고 싶어서 하는 자리로 다시 갈 수 있습니다. 하지 않을 때 정말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하지 않을 때 일에 치어서 고갈되고 메마른 나의 마음이 채워지고 다시금 푸르러지게 됩니다.

요즘 날씨가 너무 예쁩니다. 눈이 부신 햇살만으로도 그 빛에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쏟아 부어 주시는 주님의 따듯함을 느끼는 참 행복한 시간들입니다. 한 번씩 하늘을 보고, 허리를 숙여서 피어있는 들꽃을 만나는 그 소소한 순간에 주님의 손길을 만끽합니다. 하지 않음을 통해서 주님을 사이사이에 만나는, 그분이 지으신 아름다운 것들을 느끼고 감탄하고 기뻐하면서, 우리의 길을 노래와 감사로 살아가는 다음의 가족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모두를 축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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