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9일 목양칼럼입니다
가난함의 축복을 만나다.
좋은 아침입니다. 저는 여섭형제와 정우자매와 함께 레바논의 시리아국경도시인 자할레에 머물고 있습니다. 요르단과는 다르게 푸른 빛이 여기 저기서 보이고, 꽃과 나무들이 우거진 모습이 보이는 것이 중동의 스위스나 중동의 파리라는 별명을 가진 이 나라의 독톡함을 깨닫는데 공항을 나와서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음식도 중의 스타일과 함께, 이탈리안처럼 요리의 다양함과 맛을 풍부하게 담고 있는 것을 보니 그들 스스로를 아랍권이라고 부르기보다는 해양민족의 자부심이 담긴 페니키아의 후예라고 부르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요르단과 다르게 시행되어가고 있는 난민사역이 레바논에서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보고 배우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요르단과 같이 정부주도로 철저한 관리와 통제속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이곳에서는 국가의 종교적인 균형을 이유로 난민을 공식적으로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약50년전에 팔레스타인 난민을 받아들인 이후에 종교적인 편향성이 생겨서 시작된 내전이 만들어낸 20여년간의 끔찍한 충격과 공포가 남아있기 때문이랍니다.
정부의 무관심과 무시로 난민들의 상황과 처지가 열약하고 어려움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정말 놀라운 회심과 변화의 모습들을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은 가히 믿지 못할 현실이기도 합니다. 시리아에 남아있었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이 곳에 나오는 계기를 통해서 예수님을 알게 되고, 교회를 경험하게 되고, 믿음안에서 삶과 세상을 보는 대전환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인간의 역사가 죄와 죄의 결과들로 파괴와 깨어짐을 만들어 낼 때에도 항상 당신의 신실한 언약의 백성들을 통해서 그분의 은혜의 열매들을 맺어가시고 당신의 역사를 이루어가시는 주님의 손길은 참 뭉클하고 감격적입니다. 죄를 이기신 그분의 손길은 여기에서도 현재진행형의 문장으로 완성되어져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3년째 중동에 와서 난민들과 이곳의 교회들과 회심자들을 만나면서 처음에는 피상적으로 느껴졌던 난민들의 삶의 자리가 더 구체적으로 와닿기도 합니다. 하루 아침에 알루미늄 독점권을 가지고 수영장이 딸린 집에서 평안하게 살던 사람이 한순간 모든 것이 다 무너져내리고 간신히 생명만 가지고 국경을 넘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 마음은 어떨지. 한참 공부해야 하는 나이에 하루 종일 감자 밭에 나가서 일을 하고 돌아오고, 원치 않는 남자와 15살이 되면 결혼을 해야 하는 그 여자아이들의 마음은 어떨지… 나라를 돌아갈 수 없다는 것, 나의 나라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다른 나라에서 집단빈곤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 이것을 보면서 우리의 역사속에 있었던 일본의 식민통치시기가 새로운 시각으로 와닿기도 하고, 그들의 절망과 그들의 현실속에 느끼는 트라우마틱한 상황은 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임을 깨닫기도 합니다.
그 와중에 시라안 출신의 형제와 자매들이 함께 모여서 찬양을 하고, 서로를 축복하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그분의 말씀을 들으며 눈이 커지고 간절함으로 그분의 언약을 사모하는 모습은 이 가난한 심령에 임하시는 하나님 나라의 생명샘입니다. 예배의 감격과 임재의 은혜가 무엇인지 십여명이 모인 형제 자매들의 모임에서 경험하고 함께 고백합니다. 그 가난함, 그 무너짐과 메마름가운데 예수님의 은혜는 생명의 강이고 흐르는 하나님의 치유의 능력입니다.
예상치 않게 두번의 말씀 증거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곧 이어서 한 번의 설교를 더 합니다. 요르단에서도 다시 레바논으로 돌아와서도 2,3번의 설교를 더 할 예정입니다. 오랜만에 영어로 하는 설교가 새롭지만 이들앞에 그것이 어렵거나 힘들다는 불평은 할 수가 없습니다. 그분의 인도하심과 그분의 사랑과 그분의 위로가 임하는 말씀이 무슨 언어나 무슨 방법을 통해서든지 전해지기만 하면…
마음의 가난함속에서 저의 마음의 가난함이 회복되어져갑니다. 그분을 향한 저의 마음의 간절함을 돌이킵니다. 아무것도 없음으로 만나는 하나님의 무한하심 부요하심. 오늘 하루도 마음의 감격과 충만으로 시작합니다. 가난함가운데 그분의 나라를 경험하는 형제, 자매들과 함께 함으로. 멀리 있지만 주님이 오늘도 우리의 모든 것되심을 고백하는 한주간의 삶속에 그분의 나라가 임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좋으신 주님. 그분으로 만족한 한 주의 삶. 그 가난함의 축복으로 그분의 부요를 누리는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자할레에서 김목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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