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15일 목양칼럼입니다.
실패한 작전과 성공한 목표
몇 달 전에 아내의 생일이 있었습니다. 아들들과 첫 번째 작전회의를 했습니다. 카드는 다 같이 큰 것을 사서 쓰는 것으로 하고, 엄마의 생일에 케익과 선물을 사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케익은 아내가 좋아하는 고구마 케익을 사기로 – 아들들은 고구마 케익을 먹지 않습니다. 그래서 너희들이 먹지 않으면 남은 것은 버려야 하니 너무 아깝다고 했더니 엄마 생일이니까 무조건 먹겠다고 해서 결정을 했습니다.ㅎㅎ – 하고 선물은 엄마가 원했던 반지를 사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 작전회의는 기호방에서 했는데, 아내가 눈치를 못 챘습니다. 두 번째 작전회의는 안방에서 했습니다. 두 번째 작전회의에서는 중요한 엄마 생일 당일의 동선이 비밀리에 결정되었습니다. 당일에 엄마가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잔디밭 관리를 이유로 우드칩(Woodchip)을 사러 간다고 둘러대고 큰 아들과 아빠가 나가서 필요한 것들을 사고, 그 사이에 기준이가 테이블 위를 말끔히 정리해놓고, 케익을 사와서 기준이에게 전화를 하면 나와서 케익에 불을 켜서 기범이가 들고, 준비된 카드와 선물과 함께 엄마를 감동시킨다는 계산입니다.
그 순간에 아내가 약간 낌새가 이상했던지 우리가 모여있는 것을 알고 찾아왔습니다. 왜 모여있느냐는 엄마의 질문. 모른 척하고 얼버무려야 하는 순간. 비밀을 밀고한 자가 나왔습니다. 절대 그러지 않으리라 믿었던 00가 엄마편의 스파이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다들 당황하고 황당해하는 순간, 가장 실망한 것은 엄마였습니다. 그러나, 눈치 9단엄마는 쿨하게 넘어가는 척을 했습니다.
아내의 생일 전날. 기호가 용돈이 없다고 해서 기차역에 내려주면서 용돈을 두둑히? 주었습니다. 그날 오후에 그런 적이 없던 기호가 자기가 기차역에 있는데 집에까지 데려다 줄 수 있냐고 매도뱅크 서재에 있는 저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버스타고 가라고 했더니 그럴 수 없다는 답이 왔습니다. 안되면 걸어가라고 했더니 그것도 안된답니다. 나중에야 진실을 밝히는 기호. 엄마를 주기 위해서 꽃을 샀다고. 이런! 꽃은 목록에 없었습니다. 꽃을 가지고 버스를 타면 사람들이 많아서 눌릴 수 있고, 꽃을 들고 집에까지 걸어가면 가다가 떨어뜨릴 수 있다고. 치사하게 독자행동에 들어간 첫째는 꽃을 준비하기 전에 이미 전 주에 초코렛과 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서 엄마를 일차 감동시켰습니다. 거기에 장미 꽃까지…
늘어나는 배신자과 엉클어지는 계획들 때문에 일정이 휘청거리는 위기의 연속입니다. 아들을 집에 내려주고 다시 사무실로 갔습니다. 엄마는 큰 아들이 산 꽃을 받고, 이 세상에서 자기가 받아본 꽃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꽃이라고… 남편이 주는 것은 당연한데, 이 꽃은 심쿵하게 하는 뭉클한 꽃이라고… 사진을 찍어서 카톡으로 보내고 난리 부르스. 지금도 고히 방에 붙여놓고 말리고 있습니다. 그 배신의 장미를…
그리고 당일 날. 중요한 숙제 때문에 못 나가겠다고 버티는 큰 아들 때문에 결국은 계획수정. 기준이를 데리고 가서 케익을 사고, 이렇게 저렇게 준비를 해서 아내의 생일을 축하해주었습니다. 돌아보면 작전은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계획대로 된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목표는 성공한 것처럼 보입니다. 아직 팀워크가 더 많이 필요하지만, 우리의 어설픈 계획과 돌발상황에서도 축하의 마음은 충분히? 전달되었으니 감사할 뿐입니다.^^ 다 마음대로 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계획을 벗어나도 얼마든지 목표지점은 갈 수 있습니다. 한 주간도 되지 않는 일들로 낙심치 않고, 행복한 삶의 여정을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김목사 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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