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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6일 목양칼럼입니다.

2022년 6월 11일
2분 분량

광야의 축복

제자반 형제들과 함께 요르단에 와 있습니다. 이곳과 저곳을 방문하다보니 시대순으로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스라엘 백성들이 38년간 방황을 했던 광야속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페트라를 비롯한 아라비아와 시리아지역까지 광대한 제국을 이루었던 라바티안들의 손길에 빠져드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곳과 세례요한이 순교를 당한 곳에서 복음의 출발점을 만나는 경외감도 느껴보고, 지금은 시리아 난민가정과 어린이들 그리고 아랍교회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마프라크에 와 있습니다.

이곳에 와서 여러 곳을 방문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고 마음에 새겨지는 곳은 첫 날 오자 말자 먼 길을 달려 도착한 광야였습니다. 아무 것도 없습니다. 지평선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보이는 것은 먼지와 돌과 바위뿐. 그곳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간간이 보이는 솔개와 밤하늘을 수 놓고 있는 쏟아질 것 같은 별들 뿐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만나로 먹이시고, 구름기둥으로 지켜주시지 않았다면 생존할 수 없었던 땅. 광야는 계속해서 마음속에 남아서 그 가운데 있었던 이스라엘의 삶의 모습을 돌이켜보게 합니다.

그것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유는 광야에 서 있는 것이 바로 오늘 나의 삶이고 나의 하루이고, 내 인생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그 광야는 황량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시스턴-가물때 마시기 위해서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빗물저장소입니다.- 은 그곳에서 발견한 유일한 물이었고, 생명의 줄이었습니다. 놀랍게도 그곳에서 한 민족이 살았습니다. 먹고 살았고, 마시고 살았고, 자식을 낳고, 미래를 기대하면서 살았습니다.

누가 보아도 절망밖에 남을 것이 없는 그 땅에서. 며칠만 걸어도 인생을 더 이상 걷고 싶지 않은 그 메마른 땅에서. 그들은 살았고, 걸었고, 길을 만들었고,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갔습니다. 하나님이 그들의 생명이었고, 그들의 밥이었고, 그들의 그늘이었고, 그들의 미래였고, 그들의 약속의 담보였습니다. 하루 하루의 거칠고 따가운 햇빛과 모래바람의 위협속에서도 그들을 죽지 않고 살게한 힘. 그들은 다른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그것을 보았고, 알았고, 그 안에 살고, 그것으로 걸었습니다.

광야가 과연 저주였을까? 생각할수록, 광야를 걸을수록, 광야에서 절망을 만날수록, 이곳을 떠나고 싶다고 생각할수록 생각은 반전을 만들어갔습니다. 광야는 축복이었다고. 광야였기 때문에 그분의 손길을 그분의 손길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분의 보호를 그분의 보호로 알았습니다. 나를 먹이시는 분을 나를 먹이시는 분으로 알았습니다. 내 인생의 약속을 지키시는 신실하심을 그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일상에서 날마다 부디끼면서 배웠던 것입니다. 광야가 아니라면, 과연 그들이 하나님을 있는 그대로 만날 수 있었을까? 아마 아닐 것같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하나님을 가리고 하나님과의 거리를 냅니다. 때로 우리에게 있는 것을 걷어가실 때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을 봅니다.

광야는 축복입니다. 광야의 한 가운데서 보이지 않는 곳에 길을 내시고,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우리를 먹이시고, 오늘도 신실하신 주님의 약속으로 우리를 초대하시는 그분의 성품이 광야의 여정가운데 함께 하십니다. 그 주님으로 충만하고, 그 주님으로 만족한 한주 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 뵙고 싶습니다. 곧 다시 아름다운 광야, 시드니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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