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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4 목양칼럼입니다.

2022년 6월 11일
2분 분량

왠지 육개장이 생각나는 날에…

아내가 2박 3일로 골드 코스트에 다니러 갔습니다. 아마 처음인 것 같습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아내가 자신의 일로 혼자 여행을 간 것이 기억속에 끄집어내지지가 않습니다. 제가 기억력이 워낙에, 정말 워~~~낙에 나빠서 못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항상 아이들에 붙들려 있었던 아내를 생각해보면 그런 일은 없었던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입힐 옷은 어디에 있는지, 아이들에게 도시락은 무엇을 싸주어야 하는지, 몇 시에 어디에 내려주고 데릴러 가야 하는지 하나 하나 -기억력 나쁘고 디테일이 약한 남편때문에^^;- 준비해서 알려주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자유롭게 날아다니다가 온다고 하고 갔는데, 정작 가서는 이 못미더운 남편 때문에 마음은 시드니에 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ㅋㅋ^^;

엎친데 덥친다고, 큰 놈은 구토증세를 일으키면서 학교를 못 가서 중간에 챙겨야 할 입이 하나 더 생겨버리고, 둘째놈은 아침에 일어났더니 기침을 하고 목이 아프다고 미간을 찌푸립니다. 막내놈은 자기만 학교에 가야하는 현실이 불평등함을 눈치채고 상황을 보고 있어서 설득을 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정해져서 바꿀 수 없는 사역의 일정들과 시간표 중간 중간에 하나씩 다른 일들이 밀고 들어올 때마다 가슴이 더 답답해집니다. 통째로 길게 써야 하는 시간들이 잘게 부스러지고, 한 곳에 집중해야 하는 생각들이 산발탄처럼 여기 저기 퍼지면서 한 주간의 마지막 시간이 쉽지 않습니다. 아내가 문득 생각이 납니다.

그렇다고, 이런 편의를 위해서 아내가 항상 그 자리에만 있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이제는 너무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40대 중반을 지나고 아이들을 몇을 키우면서도 그 정도를 감당하지 못해서 아내가 사회적으로 기여하고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을 가정안에서만 묶어두려는 저의 노력이 이기적으로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아내가 가정안에서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더 자라가고, 주신 은사와 경력들을 온전히 사용하고, 그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도록 힘을 가정안에서 다른 곳으로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저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것이 아내에 의한 세뇌이든, 사회적인 외압이든, 나이 들어서 아내에게 원망을 듣지 않기 위한 방어기제이든, 아니면 정말 철이 드는 것이든 관계없이…ㅎㅎ

가정과 일, 삶과 사역, 개인과 사회. 매일 이야기하는 균형이 저에게 개발되고 자라야 하는 곳은 지금은 가정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자랄 수 있도록 아내가 배려해준 시간만은 못하겠지만, 아내가 자랄 수 있도록 작은 배려라도 기쁘게 하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물론 마음이 마냥 편한 것은 아닙니다. 아내가 이번 여행이 기회가 되어서 일년에 몇 번씩 가방을 싸기 시작한다면…^^; 쉽지만은 않을 것을 뻔히 알기 때문입니다. 조크에서 들었던 육개장 끓여놓고 집을 떠나는 그 아내들의 이야기가 그냥 조크로만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어느새 저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의 엄습은 그렇게 유쾌한 상상만은 아닌 것을 보니 왠지 가까이 와 있는 것 같습니다.ㅋㅋ

이제 아이들 픽업하고 저녁 해주러 가야 할 시간입니다. 여러분들도 저녁 맛있게 드시고, 건강한 한 주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아내가 집에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늦은 오후에 나이들어가도 여전히 이기적인 남편 김목사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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